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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정과제 1호로 ‘비상경제대응 TF’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도 했다. 대선에서 약속한 대로 민생 구제와 경제위기 극복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긴축으로 일관한 전임 정부와 임기 첫날부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내수 부양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날 코스피지수는 2.7%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윤석열 정부는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인한 민생위기에도 정부 지출을 줄이고, ‘낙수효과’를 되뇌며 부자들 세금은 깎았다. 그것의 당연하면서도 처참한 결과가 0%대로 추락한 성장률이다. 부와 일자리가 양극화된 세상에서 성장의 낙수는 멀리 고르게 가지 않는다.
청년 실업자와 폐업 자영업자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 4월엔 산업생산, 소매판매, 투자까지 모든 부문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빈부 격차는 더욱 커졌다. 통계청의 ‘1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가구의 소득 격차 수준은 6.32배로 2년 새 다시 확대됐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폭탄까지 터져 한국 경제는 시쳇말로 앞이 보이지 않는다. 대미 자동차 수출이 지난달에만 32% 감소했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의 미국 수출이 급감하면서,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대선으로 전임 정부의 경제정책이 송두리째 폐기되거나 전환점에 섰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비상경제TF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민생 대책과 경제 비전, 통상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재정으로 최대한 책임지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게 중요하다. 탄핵 국면에서 추진된 13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대선 과정에서 30조원대 추경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므로 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2차 추경안을 마련해야 한다.
가계지출과 달리 정부지출은 거시경제 전체에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특히 가난한 사람을 정부가 지원하면 효과가 더 크다. 서민이나 저소득층은 매우 쪼들려 있는 상태이므로 돈이 들어오는 대로 지출하기 때문에 내수를 진작하고,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